앞선 글에서 수립한 목적의 원활한 적용을 위해 필요한 방향성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조직의 목적에 따른 조직의 방향성이란, 목적 달성을 위해 지켜야할 조건 혹은 수단으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 어떠한 것들을 이용하거나 개선할지 정의해 두는 것입니다.

방향성 – Direction

방향성의 중요성

단순히 방향성의 사전적 정의로 생각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방향이 나타내는 특성. 또는 방향에 따라 제약되는 특성.

  • 개혁에는 일정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방향성이 조직에 주는 가장 큰 의의는 ’결과 중심적인 혹은 극단적인 목표 지향적 조직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목적이 담고 있는 가치를 비약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목적만 주어진 조직은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매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극단적인 할인율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를 쉽게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목적이 담고 있는 가치를 비약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치와 대상으로 구성된 목적은 그 문장의 포괄성때문에 조직의 구성원이 많아질 수록, 동일하게 인식되기 어렵습니다. ‘정보 접근성’이라는 구글의 가치를 누군가는 평등함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하고, 누군가는 편리함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가치에 대해 구성원들의 판단 가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목적에 대해서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목적 중심적인 조직이 때로는 결과 중심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효율 중심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원인이 됩니다. ‘모두가 편리하게 정보에 접근하도록 하자’와 ‘누구든지 정보에 접근하도록 하자’는 모두 정보 접근성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목표이지만, 그 목표의 달성에 필요한 업무는 다릅니다.

물론 구글은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자 목적을 더 명료하게 다듬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접근할 수 있게 한다.’ 라는 문장으로 이를 다듬어 평등함과 편리함을 모두 포함하는 문장으로 만들었죠.

방향성 정의하기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로 인해 목적은 목적만으로 온전하지 못합니다. 이를 보정하기 위해 방향성을 정의하고, 목적 달성의 과정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일을 할지 다듬어줍니다.

또, 목적과 함께 제시될 방향성을 상위 조직의 방향성에 맞게 구성해두면, 조직의 의사결정이 상위 의사결정에 준하도록 유지하면서 동시에 자율성을 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방향성을 세부적으로 설정할수록 조직 내에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조직의 구성원 각자가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더 쉽게 찾고, 결정할 수 있습니다.

개수

방향성은 목적 달성 과정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기준들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기준은 조직과 개개인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그 수가 과하지 않아야합니다. 이러한 보조 기준은 OKR의 KR처럼 대부분의 조직에서 3개에서 4개 정도를 적정 수치로 판단합니다. 항상 기억하고 의식할 수 있도록 너무 과하지 않은 숫자를, 그러면서도 목적 달성에 대한 벡터를 정의할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를 지정합니다.

좋은 방향성 세우기

자율적인 조직이 구성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수립할 떄, 크게 2가지 관점에서 고민하면 쉽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1. 목적 달성을 how?
  2. but 이것 만큼은.

쉽게 상상해보기 위해, 자동차 정비소를 떠올려보겠습니다. ‘상상 정비소’는 논현동 주민들(대상)에게 모든 고장을 24시간 안에 정비(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모든 논현동 자동차를 하루만에 새것처럼” 이라는 목적을 수립했습니다. 이 목적에 부합하는 올바른 방향성을 수립해보려고 합니다.

how?

모든 고장이 하루만에 해결되는 가치 전달을 위해서 검토해야할 조건은 무엇이 있을까요?

  • 모든 자동차 부품을 보관할 수 있나?
    • 충분한 부품 보관 창고 확보
    • 당일 부품 수급이 가능한 업체 확보
  • 논현동 내 당일 사고 발생건을 모두 처리할 수 있나?
    • 24시간 운영 가능한 정비 인력
    • 평균 사고 수에 비교해 충분한 수의 정비 공간
  • 차종과 무관하게 모든 차량을 정비할 수 있나?
    • 정비 인력의 정비 능력 함양
    • 자동차 브랜드별 전문 인력 확보

그 외에도 다양한 조건들이 있겠지만 ‘모든’이라는 가치 달성을 위해 위 항목들이 중요하게 보여집니다. 위 조건들을 명료한 단어로 조금씩 변환해보면 어떻게 될까요?

  • 능숙한 부품 수급
  • 충분한 정비 공간 및 부품 창고
  • 인력의 전문성

‘상상 정비소’는 ‘재고 효율화’, ‘충분한 공간’, ‘전문성’의 3가지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최초의 방향성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목적 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그 과정의 조건들을 통해 추려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3가지만을 방향성으로 삼게되면 조직은 목적 달성은 쉬워지지만, 돈을 벌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위 3가지를 유지하기 위해 가격이 너무 높아져 고객이 오지 않거나, 고객들이 정비소가 불친절해 방문하지 않거나, 정비 공간을 늘리느라 고객이 대기할 대기실이 협소해져 고객들이 불편해하는 등 조직이 목적 달성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만을 위해 움직이게 될 수 있습니다.

but,

그래서 우리는 이것 만큼은 지켜야 한다라는, 목적 달성 과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부가적인 방향성을 추가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향성은 조직의 리더가 조직이 유지되기 위한, 장기적인 방향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조직이 목적 달성만을 위해 달려갈때, 조직이 건강한 조직으로 남아있을 수 있도록 돕는 요소입니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맹목적인 조직은 장기적으로 좋은 조직이 될 수 없습니다. 돈을 바라본다면 조직내 관계나 분위기가, 결과 중심적이라면 그 수단의 적법성이나 도덕성이, 관계 중심적이라면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자산이 문제가 되는 등 항상 예기치못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제, ‘상상 정비소’가 지금까지 정의한 목적과 방향성만을 바라보고 일할때 어떻게 망할지 상상해봅니다.

  • 정비 인력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다가 모두 퇴사
  • 정비 인력들이 전문성만을 평가하고 서로 무시함
  • 정비 인력들이 고객에게 그냥 불친절함
  • 고객들이 차량 정비 시간동안 길바닥에 있어야해 오기 싫어함
  • 고객들이 가격이 너무 비싸 방문하지 않음

망하는 과정을 상상해보니, 목적 달성이 되더라도, 가격, 친절함, 편의성 등으로 인해 고객의 재방문이 형편없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고객 만족’이라는 방향성을 추가해봅니다. 고객들이 만족해 잔고장에도 상상 정비소를 방문하고, 지속적인 재방문율로 수익률이 안정화됩니다.

하지만 아직 정비 인력들이 24시간 일해야하는 상황과 인력들간의 관계가 파탄난 상황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엔 여기에 ‘우리는 모두 친구’를 추가해봅니다. 힘들때 이야기하고, 서로를 친구처럼 솔직하게 대하며 인정하는 관계를 만들어, 정비인력들이 힘들어하는 점을 미리 확인하고, 개선해줍니다.

우선순위 다듬기

이제 ‘재고 효율화’, ‘충분한 공간’, ‘전문성’, ‘고객 만족’, ‘우리는 모두 친구’까지 5개의 방향성 후보가 나왔습니다. 이제 조직의 상황에 맞게 우선순위를 다듬어봅니다. 방향성은 쉽게 기억되고 지속적으로 추적되도록 3개에서 최대 4개까지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상 정비소’의 무대인 논현동은 시간 당 평균 0.8개의 정비 수요가 발생하고, 평균 정비 소요 시간은 2시간입니다. 즉, 2개의 정비 공간이 있으면, 정비 공간은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마침 ‘상상 정비소’는 3개의 정비 공간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로하는 ‘충분한 공간’은 이미 확보되어있으니 우선순위를 낮춰도 좋겠습니다.

‘상상 정비소’가 시간 당 0.8개의 정비 수요로 운영된다면 하루에 약 19건입니다. 1달을 기준으로 했을때, 동네 정비소들의 평균 가격으로 수익을 계산해보니 하루에 80만원 가량을 벌 것 같습니다. 8시간 씩 3교대로 운영하되, 새벽 시간은 1명만 일하는 형태로 줄이고 인건비를 계산해보니 5명에게 하루 일당 12만원을 줘도 돈을 벌 것 같습니다. 업계 평균이 일당 9만원이라고하니 ‘우리는 모두 친구’가 아니어도, 계속 일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친구’의 우선순위를 낮춰봅니다.

실제 정비 인력의 인건비는 모릅니다..

방향성을 유지하는 관리 지표

이제 ‘상상 정비소’의 방향성이 나왔습니다. ‘재고 효율화’, ‘전문성’, ‘고객 만족’ 3가지의 방향성을 유지하며 목적달성을 위해 달려가 보려고 합니다. 위 3가지가 항상 지켜지면 ‘상상 정비소’는 목적을 달성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이제 매일 아침 직원들에게 저 3가지를 외치게 하며 1달을 보내봅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우리는 목적이 달성되었는지, 어떤 문제가 생기고 있는지, 방향성은 지켜지고 있는지 한번에 파악할 수 없습니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물어봐도 방향성을 지키며 열심히 하고 있다고 대답할뿐 근거는 없습니다. 우리 조직이 목적 달성을 위해 올바른 방향성으로 가고 있는지, 목적이 달성되고 있는지 이를 파악하기 위해선 지표가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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